이스라엘 전쟁 장기화, 세계 반도체 불황 가속화?

이스라엘 전쟁을 받아들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잔혹함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이스라엘의 과거 행적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는 차갑다는 말이 있죠. 이번에는 이-팔 분쟁의 도덕적, 인도주의적 시각은 배제하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깊어만 가는 전쟁 속 반도체 허브, 국내 주식은?

폭풍이 휘몰아칠 것 같던 2023년 10월 둘째 주, 다행히도 전 세계 주식 시장은 다행히도 버티는 모양새를 띄고 있습니다. 금융 체력이 아직까지는 버티는 추세인가 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안도와는 달리 시그널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스라엘이 우리나라 삼성과 하이닉스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전진기지이기 때문이죠.

이스라엘, 세계 반도체 연구 기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인텔의 lab28 — 이스라엘에 위치한 Intel Fab 28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첨단 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위치해 있고, Core i5 등의 CPU를 만드는 Intel도 이스라엘의 분쟁지역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Intel은 미국 기업이지만,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 사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의 Fab 28은 인텔의 CPU를 생산하는 전진기지인데, 하필 하마스가 공습한 아슈켈톤으로부터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까지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Fab38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반도체 연구 투자를 늘리는 글로벌 IT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분쟁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Intel이 CPU 감산을 결정하게 된다면, 주요 고객사인 삼성과 SK하이닉스의 D램 공급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국내 반도체 경기 둔화와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이닉스 시스템ic, 무급휴직 지원자 모집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파운드리와 메모리 업계의 불황 여파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에서 무급휴직 희망자를 받는다고 합니다.

기존에는 특별한 사유 없이는 무급휴직이 불가했지만, 이번에는 희망자에 한해 2주 ~ 3개월의 무급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정비를 줄여서 반도체 업계 불황을 타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측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가 급감과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무급휴직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설명입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도 아날로그 파운드리에 해당하는 시스템IC가 먼저 불황에 직면한 모양입니다.
선주문 후생산 방식인 파운드리 업계의 구조를 생각해보면, 첨단 파운드리 업계의 불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빅테크 기업들, ‘분쟁 사태 예의 주시 中’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래픽카드를 통한 연산 수요가 증가하며 급성장한 NVIDIA.
이 기업의 회장인 ‘젠슨 황’이 메인 연사로 참가하려 했던 AI Summit도 취소되었습니다.
이스라엘에 위치한 퀄컴, IBM, MS 등 500여 개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사태를 민감하게 바라보는 모양입니다.

국내 기업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현지 임직원은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이스라엘 Tel Aviv에 판매지점을 둔 LG전자는 2023년 10월 9일, 한국인 직원과 직원 가족들을 귀국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집단은 서로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에 지상 작전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하마스도 2년 동안 준비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사망자는 2,500명을 넘었고,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약 1만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념과 경제, 정치까지 모두 맞물린 이번 전쟁, 모두의 염원과는 다르게 마무리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식 시황은 다행히 큰 하락 없이 마무리됐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존버도 전략이지만, 경제는 차갑다는 말이 있듯이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대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