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짱구는 못말려 3D ~날아라 수제김밥~ (쿠키없음, 사은품 챙기세요!)

‘서울의 봄’과 ‘노량: 죽음의 바다’ 덕분에 영화관이 활기를 띄더라구요. 저는 앞의 두 영화는 이미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짱구 3D 영화를 봤습니다.
제작에는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더라구요.

내돈내산~

다소 무거운 주제를 짱구만의 재치있고 가벼운 분위기로 풀어나간 이번 영화.

이번 영화는 어땠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짱구 3D

크레딧: 쿠키는 없다.

짱구는 원래 쿠키가 잘 없죠. 이번에도 쿠키는 없습니다.
언제나처럼 짱구 가족이 사건을 해결하고 집으로 가는 길을 만화식으로 보여주는 화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장면들이 크레딧 역할을 하는데, 철수랑 짱아가 같은 성우분이시더라구요? 처음 알았습니다…

스토리 ① 사회적 문제 ‘청년 백수’

여기서부터는 영화의 내용이 간접적으로 언급됩니다. 스포 1g도 싫은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짱구는 항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소수’의 악(惡, 나쁘다)과 짱구네 가족이 선(善, 착하다)이 되는 전형적인 선악구조를 보여줍니다.

‘청년 백수 126만 시대’인 한국에서도 사회적 이슈인 2~30대 백수의 은둔형 외톨이화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 주제입니다.

유치원 선생님 출신의 인터넷 방송인(이하 ‘BJ’)을 사랑하는 청년 백수 A가 해당 BJ에게 후원하기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BJ는 일반인 남성과 결혼을 발표하고 은퇴를 선언해버리면서 A의 흑화가 시작됩니다.

이 친구는 경찰에도 쫓기다가 우주로부터 내려온 신비한 힘에 의해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주 난장을 피우고 유치원 선생님 출신의 BJ 때문에 흑화했기 때문에 떡잎 유치원으로 찾아가는 미친 개연성을 보여줍니다. (아동 납치 협박은 좀;;;)

스토리 ② 소중한 성장기,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이 백수 A가 흑화하게 되는 빌드업은 우리네 삶에서 있을 법한 사례였습니다.
유년기에는 맞벌이 가정에서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고, TV만 보면서 친구와의 교류도 없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소극적이고 비관적인 마인드로 성장해버려서 운동회같은 행사에도 참가하기를 꺼려하죠.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도 합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부모님의 이혼이 찾아옵니다.

짱구 3D
유년시절의 A

우리 주변에 꼭 한명씩 있는 이런 환경에서 A는 점점 세상에 불만을 쌓게 되며, 인터넷 방송만 보는 어른으로 자라나버린 것이죠.

A의 과거에 찾아간 짱구

여기서 짱구 특유의 오지랖이 발동하여 A군의 기억하기 싫은 과거의 순간들을 ‘혼자가 아닌 함께’ 맞서 싸우면서 극은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스토리 ③ 멈춰선 사람에게는 ‘깐부’가 필요하다.

A군이 짱구와 함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짱구는 A군에게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우린 깐부잖아!’라는 말을 합니다.
한국어로는 깐부, 일본어 버전에서는 나까마(仲間, なかま)라고 말하는데, 일본어 나까마는 동료, 전우 정도되는 일반 동료보다는 유대감이 강한 사이를 의미합니다.

대난투가 끝나고 사건이 마무리되니 폐허가 된 놀이동산이 이들을 반깁니다. 그리고 짱구 아버지의 할부가 남은 자동차도 부숴지게 됩니다.
우리의 백수 A 군은 ‘난 기억이 안나는데도!’ 하면서 모르쇠 시전하는데, 우리의 멋진 어른 갓형만은 ‘일해서 벌어야지^^’ 하면서 어른의 책임을 가르쳐줍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살아보라’는 갓형만의 명언과 함께 말이죠.

그렇습니다. 삶의 동력을 잃은 청년 백수들에게는 사실 목적이 필요했던 것이죠.
삶의 의지를 잃게 만들었던 ‘사람들의 비난’을 이기게 해주는 것은 바로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격려’였습니다.

이번 짱구는 시대의 어두운 면을 짱구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른들이 봤을 때 울림이 있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향수와 현실의 고단함을 적절히 잘 섞은 작품같습니다.

연출 ① 3D인데 어색하지 않다! 7년의 작업

7년이나 걸린 작업 기간은 누군가는 납득하고, 누군가는 갸우뚱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나오는 오브젝트(사물)이 그리 복잡하지도 않고, 영상미 같은 부분에서 이때까지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2D와 비교했을 때 어색하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납득이 갑니다.
이번 3D 연출을 담당한 곳이 ‘시로구미’라는 제작사인데, 여기가 제작했던 애니메이션을 보면 이번 짱구와 결이 비슷합니다.

도라에몽은 3년이 걸린 작품이고 짱구는 7년이 걸렸습니다.
둘다 비슷한 시기에 작업했으나 도라에몽 쪽은 진구가 좀 어색하죠?
그에 반해 짱구는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이게 기간의 차이인 것 같네요.

이전에는 모든 여성 캐릭터들이 비현실적인 몸매로 나왔었는데, 3D화 되면서 되게 불편하지 않을만큼 딱 현실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점은 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맨날 삼겹살 할망구~ 하는데 몸매는 무슨 모델처럼 그려놓으니 감정 이입이 안되었거든요.

아이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이쪽이 더 몽글몽글한 느낌이라 좋은 것 같습니다.
즉,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생각하고 보면 조금 실망스러우실 거에요.1(물론 이쪽은 2D에니메이션)

연출 ② 유쾌한 개그코드, 이게 짱구지!

우리는 성장했지만, 짱구는 여전히 그대로 웃음을 줍니다.
저도 나이가 먹어서 안 웃길 줄 알았는데, 칸탐로봇이 춤추고 엉덩이로 질주하는 연출을 되게 익살스럽게 잘했습니다.
그리고 짱구가 아빠를 김밥으로 던져버리는 장면도 저항없이 터지는 장면이었습니다. (형만김밥)
극장의 남녀노소 모두가 함박웃음 짓는 모습이 ‘역시 짱구다.’ 싶을만큼 힐링하고 왔습니다.

짱구아빠의 활약도 대단한데, 이건 결정적인 역할을 하니까 극장에서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짱구는 여전히 예쁜 언니들의 가슴을 사랑했고, 초능력을 쥐어줘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벤트: 1월 3주차는 캘린더 줍니다!

저는 사실 이걸 가장 갖고 싶었거든요? 😢😢
제가 간 극장은 제외 극장이어서 받지 못했답니다…
여러분은 진행극장 확인하시고 꼭! 굿즈 챙기세요!

마치며…

애니메이션을 보며 어릴 때처럼 재밌게 다가오지 않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그러시겠죠.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어린이를 위한 교훈을 담고 있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에서 ‘정의’, ‘도덕’, ‘인류애’ 같은 가치가 흐려지는 와중에 짱구에는 우리가 어릴 때 떠올리던 ‘올바름’이 있었습니다.

저는 해학 속의 깊은 울림을 느끼고 왔답니다.

가볍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짱구’ 한 편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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